야간집회, 헌법정신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자!

게시자: 인권단체연석회의공권력감시대응팀, 2010. 7. 1. 오후 10:43
오늘 7월 1일부터 그동안 금지되던 야간집회를 할 수 있게 된다. 2009년 헌법재판소는 집시법 10조에 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집시법 10조에 관해 2010년 6월 30일까지 효력을 유지하고, 개정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7월 1일부터는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집시법 10조에 관해 헌법재판소의 ‘사실상 위헌’을 이끌어내기까지는 2008년 거리에서 쉼 없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외쳤던 사람들이 있었다. 자유, 평등, 해방을 이야기하고 싶으나 야간집회금지에 가로막혀 불법의 꼬리표를 달아야 했던 사람들, 경찰폭력 앞에 맨 몸으로 저항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

집회시위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소통의 공간이며, 집단적인 표현의 자유이다. 집회시위의 시간을 제한하지 않더라도 집회시위 주최 측과 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국가가 특정한 시간대를 규정해서 그 시간에는 집회를 아예 못하게 하는 것은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다.

7월 1일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원 포인트 국회라도 열어서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고 호기를 부리고 있으나 우리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6월 임시국회에서 집시법 10조 개정안을 다루지 않기로 한 합의를 잘 이행하도록 촉구한다.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집시법 10조를 삭제하거나 별도의 입법을 하지 않고 소멸시키는 것도 입법자로서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입법권한을 발휘하는 것이다. 9월 정기국회에서도 집시법 10조에 관한 또 다른 입법은 필요 없다. 헌법정신에 따라 국회는 인권보장을 위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야간집회에 관해 압박을 받고 있는 경찰과 보수언론은 마치 야간집회가 전면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오도하고 무법천지가 될 것처럼 조장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국민이 표현의 자유를 향유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며, 9월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집시법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일 뿐이다. 경찰청은 지난 6월 1일부터 29일까지 신고 된 7월 개최 예정인 야간집회는 총 1801건이라고 30일 밝혔다. 물론 이중 상당수는 기업이 해놓은 유령집회이다. 경찰은 야간집회에 폭력의 이미지를 덧씌우거나 시위로 변질되는 집회에 대해서는 해산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이는가 하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경찰장비를 구입하겠다고 한다. 또한 보수언론은 국민을 우매한 폭도로 낙인찍고, 집시법에 개정에 관한 국회 합의를 폄하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경찰과 보수 언론에게 알려주고 싶다. 당신들의 과잉진압이 불법폭력집회를 만들었으며, 소통을 막은 일방적인 정보 제공이 국민들로 하여금 양초를 들고 거리로 나오게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라. 당신들의 우려는 현행 집시법 상 다른 방법으로 이미 차고 넘치게 해결할 수 있다. 물론 경찰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경찰은 야간집회신고가 들어와도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나 시위를 제5조로 금지할 수 있으며, 주거지역 사생활의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는 집회도 제8조로서 금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경찰은 현행 집시법, 집시법시행령에 따라 음량이나 도로 사용, 집회 장소에 대해 이미 과도한 금지와 제한을 할 수 있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처벌하면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집회시위의 자유가 필요하다.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장소․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야간이라고 해서 집회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집시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곳곳에 남아있는 집시법 독소 조항의 폐지ㆍ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야간집회에 대응하는 경찰의 움직임을 모니터할 것이다. 또한 헌법정신에 따라 집회시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2010년 7월 1일

다함께,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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