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심검문의 확대 (개정안 제3조)

지하철역과 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다보면, 경찰관이 갑자기 다가와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불심검문을 직접 당하거나, 또는 목격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경찰관이 그렇게 다가오면 제아무리 착하게 산 사람이라도,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하는 걱정과 함께 압박감을 느낄 것이고, 또 이런저런 질문에 답하다보면 시간도 허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금지된 지역이 아니라면,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또 이에 대해 방해받지 않을 자유도 있지요. 하지만 불심검문은 이러한 자유를 갖은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경직법에는 불심검문을 하는 사유와 내용, 그 방법 등을 규정해야 하며, 이 한계를 벗어나 강압적으로 시행한 불심검문은 불법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경직법 개정안은 이러한 불심검문의 요건이나 방법을 추상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경찰관이 자의적으로 확대하여 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늘려 놓았습니다. 우선 개정안 제3조 1항을 보면 불심검문이라는 용어 대신 ‘직무질문’라 바꾸고, 그 사유를 “수상한 행동이나 그 밖의 주위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고 하여 규정하였습니다. 여기서 “수상한 행동”이라는 것은 어떤 행동을 말하는 걸까요? ‘수상하다’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우며, 결국 경찰관 마음대로 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질문의 내용도 특정되어 있지 않아 불쾌한 질문을 마구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와일드카드’라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경찰관이 마음에 드는 이성의 퇴근길을 매일 가로막고 신분증을 확인하며 추근대는 일이 벌어져도 그런 질문을 한 경찰관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수상한 행동”이라는 불명확한 문구는 삭제해야 하고 생명과 신체, 자유, 재산에 대한 위험을 방지할 목적으로만 허용해야 합니다. 또한 질문의 내용도 성명, 주소, 국적 등으로 한정해야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개정안 제3조 2항은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무기, 흉기 외에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의 소지여부”를 조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은 범위가 모호하기 때문에 온갖 물건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회와 관련된 양초나 유인물, 피켓 등도 방화나 폭력의 도구로 사용될 위험이 있는 이유로 검사하고 압수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습니다.

또한 소지품검사를 할 수 있는 사유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추상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직무질문을 빙자하여 영장 없이도 압수수색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헌법상 신체의 자유 및 영장주의에 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무질문을 할 때는 원칙적으로 소지품검사를 허용해서는 안 되며 허용하더라도 중대한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제한하되 이 경우라도 의복 또는 휴대품의 외부를 손으로 만져서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고(어떻게 하는지는 외국 영화에서 많이 보셨죠!) 가방 등 소지품의 내용을 개시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차량경계검문을 새롭게 규정한 개정안 제3조 3항 역시 문제가 많습니다. 개정안은 그 사유를 “범인의 검거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차량이나 선박 등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범죄의 범위나 인정되는 사유가 불명확하고 포괄적이어서 경찰의 자의를 허용할 소지가 많습니다.

더구나 이는 대법원에서 이미 불법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경찰의 상경시위차단’을 법률규정에 명문하여 합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따라서 그 사유를 특히 차량을 이용한 중대범죄에 한해 범죄의 예방과 검거를 위해 필요최소한으로 제한하여야 하며, 자동차이용자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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